‘회사형 인간’으로 살았던 건 작년 초가 마지막이었다. 막 이직한 나는 ‘여기는 좀 낫겠지’ 싶던 순간 다시 퇴사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그 회사의 구성원 대부분은 아저씨들이었다. 자신이 하는 말이 폭력인지 성희롱인지도 모르는 그들은 여성동료인 내게 아무말이나 던졌고, 나는 이직한 지 3개월 만에 사표를 던졌다.
퇴사하며 지난 8년간의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니 늘 이런 식으로 일해왔고, 이런 이유로 퇴사했다. 더이상 회사형 인간에 대해 한줌의 기대 따위 남지 않았다. 이제 이런 일상과는 작별하고 싶었다. 그때 불현듯 떠오른 것이 ‘농사’였다. 남을 먹이면서도 가장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농사가 참 멋지다는 생각에 대학에서는 원예도 전공했는데. 그렇다면 이참에 농사를 지어보는 건 어떨까. 의식의 흐름은 어느덧 내가 농부로 살 수 있는지를 실험해 보자는 결론으로 흘렀다.
이 글은 크리킨디센터에서 발행하는 <삶의 기술>에 기고한 글입니다. 네이버 포스트에서 기사를 계속 읽고 싶다면 클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