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형 마늘과 난지형 마늘

경상북도 의성 맑은터농장에서 농사짓는 황정미 농민

(한지형) 마늘은 아무땅에서나 안 돼. 마늘만 계속 하던 땅에 길러야 마늘이 잘 돼. 새 땅에 마늘을 하면 작게 나오고 성장 장해도 있어. 그래서 수십년 동안 거름 넣고, 짚 들어간 땅에서만 잘 돼. 의성이 예전부터 마늘이 잘 돼서 마늘로 이야기를 하거든. 근처에 금성산이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화산 분화가 됐는데 석회성분이 퍼지면서 마늘이 잘 되는 토양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연작장해가 왜 없냐고? 왜냐면 마늘을 캔 밭에 물을 대서 논으로 만들어. 땅 소독하고 물을 항상 담수해서 쌀을 이모작으로 하니까. 그게 아니면 고자리파리라고 마늘을 이만큼(2/3 정도를 가르킴) 죽게하는 연작피해가 많아. 또 스페인에서 온 난지형 같은 것도 2모작 해버리는 순간 마늘을 굵게 못 키워.

알겠지만 한지형 마늘은 키울 수 있는데가 국내에 몇 없어. 의성이랑 단양 같은 곳에서만 돼. 그런데 우리 마을에서도 한지형 마늘은 손이 많이 가니까 난지형 마늘로 변경한 농가가 많아. 난지형은 정말 쉽거든. 파종한대로 다 싹이 나고, 생산량도 많아. 그런데 난지형은 마늘은 9월에 심어서 5월에 캐니까 이모작이 안돼. 한지형은 11월에 심으니까 6,7,8,9,10월까지는 벼를 키울 수 있지. 보통 벼는 10월 11일에서 20일 사이에 베니까.

작년에 컬링열풍도 있고 그래서 의성 마늘 가격이 좋아졌어. 올해 마늘 가격이 최악이라는데 한지형 마늘은 오히려 올랐지.


정미 언니는 경상북도 의성에서 한지형 마늘, 소, 자두(대석, 포모사) 농사를 짓는 여성농민이다.

대구에서 남편을 따라 남편의 고향인 경북 의성에 들어올 때 시어머니가 선물해 준 씨 좋은 소가 번성해 40마리가 되었고, 소의 배설물로 자가퇴비를 만들어 경축순환 방식으로 농사짓는다.

우리는 종자를 사다 쓰지 않아. 이게 주아인데, 주아가 커서 지금의 씨마늘이 되는거야. 그 씨마늘을 다시 한 조각 심은게 소비자들에게 나가는 마늘이 되는 거지.

우리집 같은 경우는 소 한마리로 시작해서 외부에서 한번도 소가 들어온 적이 없어. 또 거기서 나온 거름이 마늘논, 자두밭으로 다 들어가고. 마을 사람들이 소를 키우는데도 유박비료를 따로 사서 넣는 거야. 거기엔 성장촉진제가 들어가서 마늘이 더 굵어지거든. 우리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불안했는데 마늘이 굵기는 해도 우리 것처럼 야물지가 않아. 그렇게 10년 넘게 비료 거름을 사 본적이 없다니까. 다 우리 걸로 했지. 농사가 규모화되면서 산업폐기물이 많이 나오는데 적정규모로 생산해서 내 농가에서 나오는 걸 밭에 넣고 내 논에서 나오는 걸 다시 소를 주고. 정정 규모를 유지하면서 순환하고 농자제를 많이 안 사고 스스로 농사를 짓는 방식이 더 맞더라고.

정미 언니와 정미언니의 더 자세한 농사 이야기는 언니네텃밭 여성농민 생산자 협동조합에서 볼 수 있다.

※ 난지형마늘은 조생종마늘, 한지형마늘은 만생종마늘로 구분하기도 한다. 조생종은 저장기간이 짧기 때문에 요리해서 바로 먹어야 하는 품종이다. 주로 장아찌로 가공하기 때문에 ‘장아찌마늘’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한지형마늘과 난지형마늘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여길 참고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