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건 못참아

자신의 빈 창고를 통 크게 함안꾸러미공동체에 기증한 김순연 여성농민. 조각조각 흩어진 밭에서 다양한 작물을 길러 자급자족하고, 남는 건 꾸러미에 내며 살아가는 여성농민이다. 2011년 언니네텃밭 함안꾸러미공동체가 시작할 때부터 합류해 한번도 그만둔 적 없을만큼 애정도 역할도 크다.

“순연 아지매는 고구마밭에 뽕나무 세그루가 생겼는데 그게 너무 신기해서 뽑지도 못해. 풀 메는 건 또 어찌나 재밌는지 몰라. 보통 한 고랑씩 메잖아? 근데 아지매는 한고랑 매다 신기한게 보이면 다른 고랑가서 메고 있어. 그래서 늘 풀이 들쑥날쑥해. 그리고 일기도 매일 쓴다? 내가 그걸 보고 싶어서 환갑때 책 내준다고 한번만 보여달라고 했는데 싫다고 해서 못봤어. 그리고 드라마를 싫어해. ‘그것이 알고싶다’가 최애 프로그램이야.”

“할머니, 일기장 좀 보여주세요. 너무 궁금해요.”
“싫어. 아무도 안 보여줄 거야.”
“뭐라고 쓰시는데요?”
“뭘 뭐라고 써. 맨날 이 지랄한 거, 저 지랄한 거 그런 거 쓰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