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신비로웠다가 때로는 뭉클한… 소농으로 살아가기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시간이 담긴 것,
손으로 만든 것,
우리가 만든 것.

지난 기사에 ‘농사에 장르가 있다면 꽃비원은 그냥 꽃비원’이라고 적었다. 자급자족이나 소농, 가족농… 기존의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 꽃비원의 농사와 라이프스타일은 그 자체로 꽃비원다웠으니까.

그래서일까 그곳에 가면 누구나 말한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로망이 바로 이곳에 펼쳐져 있다고. 제철채소와 과일나무, 꽃, 허브가 조화로운 정원을 이루는 농장, 그리고 농축된 채소 향이 진하게 배어있는 손때 묻은 그들의 공간은 여러 요리사들과 예술가들, 그리고 소박하지만 주체적이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얼마 전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으로 엮었다.

꽃비원의 지난 시간은 농민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농업의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농사를 통해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가족이 원하는 삶 속에는 풍경과 농장, 작물도 있지만 동료와 친구들이 있다. 이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현실과 로망, 관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기거나 놓치지 않는 마음이 녹아있다. 이들이 끊임없이 복기하며 영감을 얻었을 책과 영화에서도 소박하지만 깊이 있고 느슨하지만 단단한 지향과 태도를 느낄 수 있다.

나 또한 책에 자주 언급된 ‘마르쉐@’ 소비자로 이들을 만나 꾸준히 따라다니며(!) 관계를 맺고 때로는 귀동냥하거나 상상하면서 지켜본 꽃비원의 ‘찐팬’으로 지난 시간이 정리된 한 권의 책을 손에 쥐고 있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그리고 농촌과 농업에 빚지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들의 표현대로 ‘때로는 신비롭고 때로는 뭉클한’ 마음을 간직하며 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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