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업(?)보다 부업에 더 흥미를 두고 있는 에디터 이아롬입니다. 어쩐지 주택보단 누군가의 노동의 장소에 방문하는 일에 더욱 재미를 붙이고 있어요. 이번달 전원속의 내집에는 네 남자의 아지트 <카페X>가 소개되었는데요(링크). 네 명의 고교동창들이 모여 취미생활도 공유하고 각자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작업도 하는 맨케이브입니다.
카페X가 있던 공간은 원래는 시장의 작은 상가였던 건물이었는데요. 원래는 예전에 시장이었던 작은 골목이 재개발 되면서 빌라촌으로 바뀌었고, 카페X와 바로 옆 전기 공사를 하는 사장님의 건물이 아주 오래전 시장 건물 양식을 띠고 있습니다. 앞에는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던 상업 공간이 있고, 조금 단차를 높여 주인이 쉴 수 있는 작은 쪽방이 있는 그런 구조의 건물을 처음에 창고로 쓰려고 계약한 건물이었죠. 기사에 언급한 것처럼 물건만 쌓아두기엔 큰 공간이 너무 아까워 친구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요소들을 넣으며 계획한 공간입니다.
이렇게 공간을 운영한다면 금수저들 같지만(^^;) 개인당 월 10만원 정도 들어가는 수준이고, 오히려 술집을 비롯한 특정 장소에서 만나는 것보다 공동공간에서 먹을거리를 비롯해 자신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직접 해나가는 과정에서 예전보다 돈을 더 쓰게 된다고 해요. 할거리가 많으니 술도 덜 마시게 된다는 후문이 있었습니다. 카페X공간은 대부분 저렴한 OSB합판으로 인테리어를 했는데요. 처음 업자들이 방수에 약할 것이라며 모두 만류했지만, 해외 사례들을 찾아보니 OSB합판으로 인테리어에 적용한 사례들을 찾아보며 용기를 내서 시도해봤다고 합니다. 그 결과 OSB합판으로도 가구가 훌륭하게 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해요. 저렴하게, 감각있게 인테리어를 잘 해놓은 좋은 사례이기도 했는데요. 2p뿐인 지면상 자세한 이야기들을 담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너무 즐겁게 취재한 덕분에 애정이 많이 담긴 기사가 되었습니다. 제 기사 중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기사이기도 하고요. 유쾌한 멤버들도 정말 기억에 남는 취재원들이고, 여러가지 의미가 있어 잡지에는 없는 비컷 사진 몇 장 방출합니다. 고된 인테리어 노동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완성된 모습을 보면 누구나 부러워 할 수 밖에 없을걸요.
(시간이 지나 사진 대부분이 유실되었습니다ㅜㅜ 감안하고 봐주세요.)
사진은 역시, 카페X의 멤버인 김기현 작가의 작업물입니다.
‘청소를 안하면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는 포스터 때문에 꼭 넣고 싶었지만 지면이 너무 작아 넣지 못했던 측면샷. 저 포스터 카피가 너무 마음에 들어 몇 번 넣으려다 실패(?)했습니다. 싱크와 문, 식탁 등이 OSB합찬으로 만들어졌죠.
여러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