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서 먹는 떡볶이

책을 안 봐도 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 그럼에도 살고 싶을 땐 이런 강하고 욕구에 충실한 것들, 당이라든지 탄수화물이라든지, 매운 맛이 한번에 응집되어있는 음식을 먹고 싶으니까. 그래서 아주 맵고 고운 고춧가루를 샀다. 그 고춧가루(청주 방앗간에서 왔음)에 멸치육수와 김포로컬푸드 양배추와 떡을 넣고 멸치액젓, 촌장님이 주신 간장, 냉이(김포), 전분, 너래안 참깨를 넣어 마무리한 떡볶이.

이 떡볶이 레시피는 초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원을 끝나고 매일같이 들리던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다른 것만큼은 엄마가 해준 걸 가장 좋아했지만 그 포장마차 떡볶이는 엄마표보다 100배는 더 맛있었다. 매일같이 들르며 그 떡볶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고백하던 어느날 내 충심에 감복한 아줌마가 비법을 풀었다. “아줌마는 고추장을 절대 안 써. 텁텁한 맛이 나거든.” 그러면서 빨갛고 고운 고춧가루를 커다란 철판에 작은 동산을 쌓듯 듬뿍 올렸는데, 그 광경은 내 인생에서 강렬한 장면 중 하나다.

이후 중학생이 되면서 학원에 가지 않았고 한동안 아줌마를 잊고 살다 성인이 된 후 동네에서 땅콩빵 장사를 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 반가움에 땅콩빵을 잔뜩 사서 돌아가기도 했다. 종이컵에 담으면 300원이었던 아줌마 떡볶이를 다시한번 먹고싶다.


살고 싶어서 먹는 떡볶이 레시피
  1. 고운 고춧가루(굵은 거냐 고운 거냐 취향이 갈린다. 다음엔 반반 섞어볼 생각), 떡, 양배추, 파, 냉이, 멸치육수(멸치와 다시마 등)을 준비한다.
  2. 멸치육수를 낸다.
  3. 멸치육수에 양배추와 떡, 고춧가루를 적당히 넣고 끓인다.
  4. 떡이 익어가고, 국물이 쫄면 멸치액젓, 간장을 넣어가며 간을 맞춘다. (고춧가루 더 넣든지..)
  5. 거의 다 익어갈 때 생 냉이와 파를 썰어 넣고, 전분 물을 끼얹어 한번 끓이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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